대마도로 떠나는 배가 부산 중앙동에 위치한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서 출항하기 때문에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야하는데, 이게 사실 걱정이었다. 5월 2일 8시 출항이었는데, 출국수속을 밟으려면 7시정도까지는 여객터미널에 도착해야하기때문에 하루 전날 부산에 도착 후 숙박을 해야 겨우 시간을 맞출 수 있을 것 같아보였다. 그런데 왠지 숙박비가 아까운 느낌이 드는 것은 왜 일까 ㅠㅠ
그러다 찾아본 것이 심야버스, 기차. 심야버스는 사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전날(평일) 저녁 12시 경에 타야하는데 그 시각에 자전거타고 고속터미널까지 가는게 무리이고(평일에 자전거 휴대로 지하철을 탈 수도 없고).... 생각한 것이 무궁화호이다. 청량리역에서 저녁 9시 13분에 출발하는 무궁화호를 타면 부전역에 새벽 4시 9분에 도착하고, 부전역에서 중앙역까지는 주말이니 지하철 첫차를 타고 가는 것이다.
오후 3시 30분 경 집에서 디지털미디어씨티역까지는 불광천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가고, 청량리역까지는 지하철을 타고 갔다(중앙경의선은 평일에도 출퇴근 시간만 아니면 자전거 휴대 탑승이 가능하다!). 청량리역은 처음 와봤는데 역사에 롯데백화점이 연결되어있었다. 기차 출발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주변과 롯데백화점을 둘러보면서 시간을 보낸 후 저녁을 먹기 위해 백화점 6층에 있는 '캘리포니아 피자 키친 (CPK)'에 들렀다. 가장 많이 나가는 메뉴인 '오리지널 바비큐 치킨'과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 감자튀김으로 배를 가득 채운 후 무궁화호에 몸을 실었다.
무궁화호 예매 시 자전거석을 예매할 수 있는데(모든 열차는 아니고 몇몇 구간만 이용 가능) 이를 이용하면 4호칸에 위치한 자전거 거치대를 이용할 수 있다. 한 열차당 5개의 자전거 거치대가 있으니 이용하려면 예약을 서두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부전역에 도착한 후 첫 지하철이 운행되기까지는 약 1시간의 시간이 있어서 역에서 간단한 세수 및 옷을 갈아입고 지하철 첫차에 몸을 싣고 중앙역으로 출발~!!
사진은 안찍었지만 지하철 첫차는 당연히 텅텅 비었을거라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만석 & 자전거가 이미 실어져있었다. 주말인데도 부지런히 움직이는 분들도 많았고, 자전거 승객은 아마 낙동강하굿둑 인증센터 근처의 지하철역까지 가기위해 타신 분들이 아닐까 싶었다.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 도착하면 예약했던 배표를 티켓팅하고(이 때 부두세, 유류세를 지불해야 한다), LG U+ 지점에 들러 포케와이파이를 수령하였다. 참고로 아침 7시정도 되어야 오픈함.
수속 시간이 되면 2층에 가서 수속 절차를 밟으면 된다. (티케팅 시 자전거를 가지고 가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붐비기전에 수속도 일찍 밟고 배에 탑승 시에도 가장 먼저 탑승하라고 한다) 자전거는 캐리어처럼 당당히 들고 들어가면 안에 계신 직원분들이 안내해주시니 따라하면 된다.
여기는 면세점. 그리 클거란 생각도 안했지만, 그 생각보다도 더 작았다-ㅎㅎ
아래에 보이는게 면세점 전부임! 술, 담배, 화장품, 선그라스 등을 판매한다.
탑승시각이 되면 첫번 째로 달려나가서 탑승! 자전거를 끌고가면 선원분께서 사진처럼 기계실에(??) 차곡차곡 자전거를 포개주신다-ㅎㅎ 이 날은 총 7대의 자전거가 배에 실렸다!
부산여객터미널에서 히타카츠항까지 가는데는 1시간 10분이 소요된다.
창가 너머로 보이는 히타카츠 항 주변. 배에서 내리면 입국 수속을 밟아야하는데, 자전거를 휴대한 사람은 마지막에 수속을 밟으란다 ㅠㅠㅠ 내가 탔을 때 총 승객이 401명이라고 들었는데 수속이 끝나고 나왔을 때 시각이 11시 거의 다되었으니 수속만 거의 2시간 걸렸다고 볼 수 있다...ㅠㅠ
이건 수속 밟기 전 대기할 때 찍은 신비한 색깔의 물고기.
드디어 수속이 끝나고 첫번째 목적지를 향해 출발.
아지로의 연흔을 향해 가는 동안 보이는 어촌 마을의 풍경. 한적하다.
여기 주변을 지나면 바닥에 '톳'으로 추정되는 무언가를 바닥에 많이 말려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이게 이 곳의 특산품인가...??
아지로의 연흔 근처에 오면 이러한 표지판을 발견할 수 있다. 아지로의 물결흔적이라고 친절히 한글로 적혀있다^^
여행가기 전에 인터넷으로 찾아봤던 이미지와 정말 똑같아서 놀랐다 ㅎㅎ 이 곳은 바다의 잔물결의 흔적이 그대로 화석화되어 만들어졌다고 한다. 바위에 보면 굴이 많이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간단히 첫번째 목적지를 구경했고 점심시간이 다가와서 히타카츠항 근처에 있는 식당을 찾아갔다. 식당이름은 가이칸(かいかん)식당. 한국인 손님이 많이 와서인지 한글로도 메뉴가 적혀있다.
우리가 시킨 메뉴는 돈가스덮밥과 돈짱정식. 돈짱은 쓰시마식 양념 돼지갈비로 전후 쓰시마에 살았던 한국인의 양념갈비가 원조라고 한다. 둘다 고기메뉴에 비슷한 소스가 들어가서 조금 걱정은 되었으나 둘다 맛있게 흡입했다!
이제 점심도 먹었으니 미우다해수욕장(三宇田海水浴場)으로 출발. 대마도를 돌면서 느꼈지만 대마도는 산으로 이루어진 섬인 듯 하다. 가는 코스의 절반 이상이 산으로 이루어져있으며 어김없이 산 꼭대기쯤에는 터널이 있다. 처음엔 터널이 신기하지만 몇번 보다보면 금방 그러려니하고 적응하게된다-ㅎㅎ
히타카츠항에서 출발하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미우다해수욕장에 도착할 수 있다(언덕을 올라가면 미우다해수욕장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있으니 길을 금방 찾을 수 있다).
물이 정말 깨끗하다!! 수영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물놀이하면 재밌을 듯!
미우다해수욕장을 뒤로하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출발. 주변 경치를 보면 어촌이라는 느낌이 팍팍 든다.
이번 목적지는 한국전망대(韓國展望所). 한국전망대라 입구부터 한국스럽게 만들어놨다. 입구를 지나서 올라가면 주변에 하얀색 꽃(?)을 피운 나무가 있는데 이팝나무라고 부른단다. 이 주변엔 이팝나무가 많이 심어져있고 매년 5월 초 정도에 이팝나무 축제를 한다고 한다 (올해는 우리가 온 다음날인 5월 3일에 한다고 점심 때 옆에 앉았던 일본인 아저씨가 말해주었다).
여기가 전망대. 날씨가 좋은 날 전망대에서 보면 부산이 보인다고 한다(망원경도 설치되어있음).
그러나 오늘은 전혀 안보였다는 거~ㅎㅎ
다음 목적지로 가는 길에도 종종 이팝나무가 보인다. 그리고 가끔 생선 모양의 연(?) 같은 것을 볼 수 있는데 뭘 상징하는지는 모르겠다.
이즈하라 방향으로 39번 국도를 따라 가다보면 단풍길을 볼 수 있다. 인터넷으로 치면 피톤치드가 가득한 곳, 힐링 되는 곳이라 많이 봤던 곳이다^^ 듣던대로 들어서자마자 뭔가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든다.
즐거운 마음에 자전거에서 내려 이런 점프샷도 하나 찍어본다 ㅎㅎ
꽤 긴 단풍길을 지나고 보면 킨(琴)이라는 마을이 나오고 여기엔 장수은행나무가 있다. 이 나무는 높이 23m, 둘레 12.5m이며 1500년 전에 백제로부터 전해진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라고 한다. 가까이서 보면 한참을 올려봐야 한다.
또 어촌같은 모습이 보이다가도 다시 산이 나온다. 이 언덕을 지날 땐 벌써 다리에 힘이 풀릴 정도였음 ㅠㅠ 언덕이 정말 많다.
언덕 정상 즈음에서 찍은 아래 마을.
그리고 대마도의 또 다른 특징. 음료 자판기가 정말 많다. 평균적으로 1km에 하나 정도는 꼭 있을정도?? 그래서 잔돈만 있다면(1000엔 지폐 입구까지 있다) 음료 보충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 처음에 한국전망대로 가는 길에 있던 자판기엔 맥주도 판매되고 있었고, 담배 자판기도 가끔 보였다.
39번 국도를 달리다가 48번 국도로 갔다가 382번 국도를 타서 도착한 미네(三根) 동네. 여긴 호타루노유(ほたるの湯)라는 온천이 유명한가보다.
하지만 우리 목적지는 숙소.
예약된 숙소는 오하시료칸(大橋旅館, 주소 : 長崎県対馬市峰町三根5-4)이다. 대교같지 않은 대교 반대쪽에 보이는 것이 우리의 첫번째 숙박 장소이다.
료칸의 주인 아주머니께서 자전거는 천막 아래에 주차하라고 해주신다. 사실 다음날 일기예보 상 비가 예보되어있어 걱정했었는데 천막에 주차할 수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건 우리가 묵은 방. 원래는 다른 방을 배정해주려했는데 다른 방이 꽉 차서 이 방을 준다고 했다. 그런데 이 방이 우링겐 오히려 더 좋은 듯 했다.
아래 사진 왼쪽에 보이는 방문이 우리가 묵은 방, 오른쪽에 계단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2층으로 올라가면 다른 방들과 공용 냉장고, 정수기가 있다.
저녁 먹기 전에 맥주를 미리 구입해놓으려고 나왔는데 숙소 바로 앞에 마트엔 맥주가 없단다. 대교 전에 있던 마트에 갔더니 문을 닫았다;; 완전 절망하고 있던 차에 약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마트에 들렀고 어렵게 맥주를 구입할 수 있었다. 대마도 전반적인 문화가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오후 6시가 되면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는다...ㄷㄷㄷ (단, 이즈하라는 저녁 10시 이후에도 영업중인 가게가 많았다)
우린 이것도 모르고 6시부터 맥주를 사려고 돌아다녔는데 정말 열려있는 가게 보기가 힘들었다. 필요한 게 있으면 꼭 해지기 전에 일찍 구하러 다녀야 한다!!
여긴 우리가 맥주를 구입한 마트 내부.
맥주를 겨우 구입하고 저녁 7시. 씻지도 않고 저녁식사부터 하러 숙소 내 식탁으로 갔다-ㅎㅎ
주인 아주머니께서 차려주신 저녁 상. 양도 푸짐하고 정말 먹음직 스럽다. 거기다 자전거 타고온 후라 허기지고, 아사히 맥주와 함께 먹으니 완전 꿀맛!!
저녁을 배터지게 먹었지만 놀러온 이상 그냥 잘 순 없지. 얼른 씻고나서 우리끼리 2차시작.
그런데 누군가 똑똑하고 들어오는데... 그 분은 오하시료칸의 주인아저씨. 이 여관 이름은 어머니 성함에서 따온 것이며 대마도의 첫번째 료칸이다 등의 료칸에 대한 설명도 해주시고(일본어+영어로 설명해주셨는데 내가 잘못 이해했을 수도 있음;;), 내일 비가 오니 자전거로 오르막/내리막을 가면 위험하고 최대한 우회해서 가라고 한참을 설명하셨다(하지만 다음날 우린 그냥 우리가 계획한 코스대로 갔다 ㅎㅎ 말씀하신대로 가다가 길을 못찾을까봐..). 그리고 마지막에 기사에 난 자신의 사진을 보여주셨다. 바로 아래 사진. 아래 사진에서 제일 왼쪽에 있는 분이 료칸 사장님이심 ㅎㅎ
사진 출처 : 아시아경제(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5042008523222391). 혹시 문제되면 삭제하겠습니다.
방을 나가시면서도 내일 무슨 일 생기면 자신의 명함에 적힌 연락처로 연락하라고 하시던...ㅎㅎ
우린 2차까지 마무리하고 잠들며 첫째날을 마무리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알겠지만 오르막, 내리막이 계속 반복됨 ㅠㅠ
아래는 1일차 GPX파일. 혹시 참고하실 분들은 다운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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