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는 우리 회사의 사내 어린이집인 푸르니에 대한 정원, 교육비, 운영시간, 어플 등에 대해 소개해보았다. 이번에는 첫째를 푸르니에 3년 동안 보낸 후기와 장점, 단점 등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이 장점이 푸르니의 장단점이 될 수도 있고 직장 어린이집의 장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지난 글은 아래 링크 참조.
2022.05.22 - [오늘, 아이들/육아] - 직장 어린이집 푸르니 보육지원재단 정원, 지원방법, 교육비, 운영시간, 어플
푸르니 직장 어린이집 장점
1. 선생님
푸르니보육지원재단이 보육시설로는 전국에 100곳이 넘을 정도로 규모도 크고 여기 근무하는 선생님들의 평균적인 수준도 높은 걸로 알고 있다. 평균적으로 교육받은 수준이 높다 해도 모든 선생님들이 좋을 순 없겠지만 3년간 맡겨본 경험상 이곳의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정말 좋아한다는 마음이 느껴져서 좋았다. 아이를 맡기는 입장에서는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정말 잘 돌봐주는지, 티비에서 보던 아동학대 같은 건 없는지 걱정이 많이 앞설 것이다. 하지만 푸르니에 맡기면서 좋았던 점은 아침에 아이를 맡길 때 선생님께서 웃으면서 반겨주시고, 하원할 때는 웃으면서 하루 동안 있던 일 중 특이사항을 말해주면서 인사해주시는 것이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아이와 하루 종일 있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다 아는데, 힘든 내색 없이 언제나 웃으면서 인사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그리고 스승의 날이나 다른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은 날에 어떤 선물도 안 받으시는 것도 특이했다. 다른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소정의 선물 정도는 스승의 날 때 드리는 것 같던데, 여기는 원장님께서 스승의 날 전에 어떤 선물도 받을 수 없으니 준비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대신 선물 대신 편지는 받으신다고.. :)
2. 교육비
직장 어린이집의 장점 중 하나는 교육비가 안 든다는 것이다. 다른 회사도 동일한지 모르겠지만 1년에 들어가는 돈이 총 3만원이었던 것 같다. 항목이 뭐였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년 초에 1회 내는 비용 말고 추가 비용은 없다. 그 외에 발생하는 비용은 정부나 회사에서 지원하는 비용으로 처리되는 것 같다. 단, 만 3세 이상이 되면 특별활동(영어, 미술, 음악 등)을 신청자에 한해 진행하는데 외부 선생님을 데려와서 수업을 하기 때문에 이 경우는 비용을 낸다.
비용에 대한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는 자녀가 있을 경우 나이에 따라 매달 10만~19.7만의 양육수당이 나오는데 사내 어린이집을 보낼 경우 이 양육수당은 못 받는다는 것이다 ㅠㅠ
3. 균형 잡힌 교육과정
푸르니에 다닐 때는 몰랐는데 다른 교육과정으로 옮겨본 후 다른 아이 엄마 아빠로부터 이런 얘기를 들어보면 체감하는 경우가 있는데 예로 들어보면 아래와 같다.
우리 첫째는 외부에 나갔다 오면 바로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는 습관이 들어있는데 지금 다니는 유치원 선생님이 아이 스스로 손을 깨끗이 씻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첫째 친구 A가 오후에 미술교육(점토를 활용하는 시간이었다고 한 것 같음)을 받으러 갔는데 그곳 선생님께서 '소근육이 어떻게 이렇게 잘 발달되어있어요?'라고 했다고...
다른 친구 B는 푸르니에 있을 땐 친구들 사이에서 작다고 생각했는데 유치원에 들어가니 큰 편이었다고....
그냥 다른 사람들이 칭찬 겸 하는 얘기일 수도 있고, 단편적인 상황을 보고 얘기한 걸 수도 있겠지만 푸르니 보냈던 직장 동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푸르니 보내는 동안 아이가 전체적으로 교육을 잘받았다라 생각하고 외부 사람들이 보기에서도 그렇게 느끼는 것 같다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좋은 생활습관을 길러주고, 체육 활동하면서도 다양한 근육들을 골고루 길러주고, 식단도 영양가 있게 잘 잡아줘서 신체 발달도 잘 되는 것 같다.
4. 직장 내 직원들과 친밀해질 기회
이건 개인적으로 느끼는 장점이다. 같은 직장에 근무하더라도 모르는 직원들이 많은데 직장 어린이집을 보내면서 알게 된 회사 직원들이 생겼다는 것이다. 근무한 지 10년이 됐어도 같이 일하는 부서가 아니면 다른 부서 사람들을 알게 되기는 어려운데 직장 어린이집을 보내면서 첫째와 같은 반(같은 나이)을 보내는 직장 동료 외에도 다른 나이대 반의 학부모와도 가까워지면서 다른 사업본부 직원들에게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특히 같은 반에 첫째를 포함해서 4 가족은 많이 친해져서 같이 놀러도 다니고 여행도 다니고 있다. 같은 회사에 근무하고 같은 나이의 아이가 있다는 공통점이 있으니 서로 많이 가까워진 것 같다(물론 이런 것을 싫어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부모가 같은 직장이라 좋은 것은 소득 수준이나 교육 수준이 비슷하고 아이들에 대해 고민하는 방향이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도 있다.
5. 운영시간
맞벌이 가정이라면 특히 아이를 맡길 때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운영시간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출퇴근 시간 전후로 1시간~2시간 여유가 있어서 좋다. 그리고 퇴근 후 집 근처 어린이집까지 급하게 가지 않아도 회사 내에 어린이집이 있어 퇴근 후 바로 픽업이 가능하다. 물론 이것이 단점이 되기도 한다.
푸르니 직장 어린이집 단점
1. 등 하원 시간
내 출근과 퇴근 시간에 맞춰야 하니 아침 일찍 아이와 함께 집을 나서야 한다. 직장인들의 아침 출근길은 내 몸만 해도 천근만근인데 어린아이와 같이 가는 길은 피곤함이 2배 이상이다 ㅠㅠ. 저녁에는 가능하면 야근 없이 칼퇴 후에 같이 하원하려고 했다. 저녁 7시 30분까지 통합보육으로 돌봄을 해주시지만 대부분 아이들이 6시면 하원을 마치기 때문에(퇴근시간이 5시 30분) 일이 있어서 6시 30분쯤 하원을 하러 가면 아이가 다른 친구들은 다 갔는데 왜 늦게 왔냐고 투정 부리곤 했다. 만약 회식이라도 있는 날에는 배우자나 다른 가족이 하원 도움을 청해야 하는데, 집 근처 어린이집이 아니라 직장 어린이집이라면 하원을 도와줄 사람이 회사 내에 있는 어린이집까지 와서 하원을 시켜야 한다.
2. 개인적인 이야기 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음
개인적인 이야기를 사내에서 하기 꺼려하는 분이라면 이에 해당된다. 같은 나이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얘기를 하다 보면 이런저런 얘기를 하게 되는데, 사내에 나, 또는 아이,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상대적으로 빨리 돌 수 있다.
그리고 첫째 친구 C네와 가족모임을 하면서 성과급에 대해 얘기했던 적이 있는데 C의 아빠가 이런 얘기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진 않았다. 아무래도 부부간 서로 금전적인 것을 100% 밝히지 않는 관계에서는 사내 어린이집 이용 시 이런 부분도 숨기기 어려울 수 있다.
3. 온실 속 화초로 자라서 현실에 부딪힐 때 혼란스러움
정원이 다 찼을 때 선생님과 아이들의 비율이 1:4~1:7 정도 되는데 만 4세 또는 만 5세의 경우는 아이들이 대부분 유치원(또는 영어유치원)으로 많이 빠지기 때문에 실제로는 1:2~1:3 정도밖에 안된다. 푸르니에 다닐 때는 밀착 케어가 되기 때문에 아이에게 정서적 안정감은 높으나, 문제는 푸르니 졸업 후 초등학교에 입학할 경우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선생님 1명에 학생 20~25명 정도의 비율이 되다 보니 아이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중간에 유치원에서 1:10 정도의 비율을 겪고 온 친구와 푸르니에서 1:3 정도의 비율을 겪다 간 친구는 적응력이 다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만 5세 반(한국 나이 7세)의 인원은 유치원으로 빠지는 인원과 이런 불안감으로 인해 빠지는 인원으로 인해 매년 정원의 절반도 채워지지 못했다.....
전체적인 후기
푸르니의 장단점이 될 수도 있고, 직장 어린이집의 후기가 될 수 있는 장단점을 적어보았다. 글을 쓰다 보니 처음에 3살 때 첫째를 보내면서 힘들게 출근했던 것도 기억나고(이때는 지하철에 유모차로 싣고 다녔음ㅠ), 아이들과 행복하게 웃으면서 하원했던 것도 기억이 난다.
전체적으로 보면 등원과 하원에 대한 어려움이 조금 있었지만 푸르니에 보냈던 것에 대해 아주 만족한다(그나마 코로나19로 인해 회식이 없어서 등 하원이 조금 덜 힘들었던 것 같다^^). 아이가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담임선생님과 원장 선생님께서 정말 따뜻한 관심과 사랑으로 지켜봐 주셨고, 아이를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방향을 모를 땐 진심으로 같이 공감해주고 길을 알려주셨다. 선생님들이 항상 웃으면서 이야기해주셨기 때문에, 우리 아이가 혹시 우리가 못 보는 시간에 나쁜 짓을 당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 걱정이 없이 어린이집을 보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엄청 큰 장점이 아닐까.
이제 내년이면 둘째도 3살이 되어서 만 1세 반에 들어갈 수 있는 나이가 된다. 올해 10월에 원아모집을 하면 둘째도 푸르니에 보내기 위해 원서를 접수하려고 한다. 푸르니 어린이집에 보내려고 고민하시는 분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원서를 써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오늘, 아이들 > 육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 키즈오토파크(어린이교통안전체험관) & 아리수나라 - 6살 아이와 같이 갈만한 곳 (0) | 2022.09.15 |
---|---|
서울특별시 사립초등학교 위치 & 리스트 (2) | 2022.09.07 |
직장 어린이집 푸르니 보육지원재단 정원, 지원방법, 교육비, 운영시간, 어플 (0) | 2022.05.22 |
맥포머스 어메이징 레스큐 언박싱 - 6살도 잘 가지고 놀아요 (0) | 2022.01.30 |
송파구 유아체능단/유아스포츠단 정보, 비용, 시간 정리 (2) | 2022.01.19 |